1. 서론 – 기념품에도 지속가능한 가치가 담길 수 있을까?
기념품은 여행의 흔적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소비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그 기념품이 일회용 비닐에 포장되어 있거나,
멀리 떨어진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제품임을 뒤늦게 깨닫는다.
기념품 하나를 선택하는 일이 작은 쓰레기를 만들고,
탄소 발자국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제로웨이스트 여행을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은
단지 소비를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념품 선택에도 지역성과 지속가능성을 담아내고자 한다.
이 글에서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지역 자원을 활용한 친환경 기념품 숍들을 소개한다.
제품 하나하나에 지역의 재료, 재능, 의미가 담긴 곳만을 선별했다.
이러한 숍들은 관광객에게 소비를 권유하기보다,
현지의 삶과 연결된 경험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제로웨이스트 여행의 마무리로 손색이 없다.
2. 제로웨이스트 여행자를 위한 친환경 숍 ① – 오슬로의 “GRUT”
노르웨이 오슬로에 위치한 GRUT는
커피 찌꺼기와 지역 식물성 오일을 활용해 만든
비건 스킨케어 제품 전문점이다.
이 숍은 ‘우리가 마신 커피가 곧 우리가 바르는 크림이 된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지역 카페에서 수거한 커피 찌꺼기를 활용하여
핸드크림, 립밤, 고체 클렌저 등을 생산한다.
이곳의 모든 제품은 플라스틱 포장을 사용하지 않으며,
알루미늄 통이나 유리 용기에 담겨 있다.
또한, 용기를 반납하면 일정 금액을 환불해주는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여행자는 공항에서 돌아가기 전,
이 숍에서 현지에서 직접 만들어진 소량 생산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사용 후 재활용 또는 재사용까지 고려된 설계를 통해
실질적으로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소비를 경험할 수 있다.
GRUT는 단순한 화장품 상점이 아니라,
오슬로 시민과 여행자가 함께 ‘지속 가능한 순환’을 체험하는 공간이다.
3. 제로웨이스트 여행자를 위한 친환경 숍 ② – 바르셀로나의 “Yes Future” & “Usar y Reusar”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는 유럽에서도 제로웨이스트 문화가 빠르게 확산 중인 도시다.
특히 Yes Future Positive Supermarket는 바르셀로나 최초의 리필 마켓이자
현지 친환경 디자이너와 협업한 제로웨이스트 기념품 제작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고체 치약, 대나무 칫솔, 천 수세미 등의 실용적인 리필 제품 외에도
지역 예술가들과 협업한 유리병, 세라믹 비누 접시, 손뜨개 파우치 등을 판매한다.
이러한 제품은 모두 현지 생산자들에 의해 만들어지며,
포장 역시 종이 라벨 또는 면 끈으로 최소화되어 있다.
또한, Usar y Reusar(사용하고 다시 사용하기)는
바르셀로나 시정부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공유형 제로웨이스트 숍이다.
이곳은 빈 병을 가져오면 로컬 와인이나 올리브 오일을 소분해주는 서비스도 운영하며,
여행자들에게 지역 문화를 소비가 아닌 체험으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둔다.
기념품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그 도시의 재료와 손맛, 가치를 담은 물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두 곳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4. 제로웨이스트 여행자를 위한 친환경 숍 ③ – 방콕의 “ReRe”
동남아시아 여행 중 많은 이들이 찾는 도시 태국 방콕.
이곳에서도 제로웨이스트 여행자가 만족할 만한 친환경 기념품 숍을 만날 수 있다.
ReRe(Reuse. Refill. Reconnect.)는
방콕 내 재활용 자원을 기반으로 다양한 생활용품과 기념품을 생산하는 커뮤니티 기반 상점이다.
이 숍은 폐유리병을 다시 녹여 만든 태국 전통 문양이 새겨진 캔들홀더,
코코넛 껍질로 제작한 숟가락과 도시락 세트,
손으로 뜬 면 실내화 등,
지역 자원에 창의성을 더한 제품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점은, 이 숍이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는
제로웨이스트 공방 클래스를 주말마다 개최한다는 것이다.
기념품 하나를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제작과정에 참여해보고, 만든 제품을 직접 가져가는 방식은
물건 이상의 의미를 남긴다.
게다가 대부분의 제품이 현지에서 소량 수공으로 제작되어
‘기념품을 통한 남다른 연결’이라는 제로웨이스트 여행의 정신과도 잘 부합한다.
마무리 –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기념품, 가치를 남기는 소비
제로웨이스트 여행에서 기념품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추억 그 이상이다.
그 물건이 지역에서 어떤 재료로,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그것이 다시 쓰일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기억을 남기되 쓰레기는 남기지 않는 소비,
지역을 소비하지 않고 존중하는 경험,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기성 기념품점이 아닌, 지역 자원 기반 친환경 숍들이다.
이번 여행이 끝날 무렵,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 자석 대신
그 도시의 자연과 손길이 담긴 비누,
직접 만들었던 천가방 하나를 챙겨보자.
그 선택 하나가 또 다른 여행자를 위한 친환경 구조를 이어주는
작은 씨앗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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