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여행자를 위한 리필 키트 도시 TOP 5 – 공유 리필존 완벽 정리
1. 서론 – 리필 키트 없이도 실천 가능한 제로웨이스트 여행이 가능할까?
제로웨이스트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는 리필 키트 준비다.
치약, 샴푸, 세제, 로션 등 다양한 액체 제품들을 소분해서 가져가야 할 뿐 아니라,
그에 맞는 용기, 파우치, 방수백, 주방용 수세미, 빨대, 수저세트까지 챙기다 보면
결국 짐이 늘어나거나, 공항 보안 검색에서 제지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유럽과 일부 선진 도시들에서는
여행자들이 굳이 용기를 챙기지 않아도, 현지에서 리필을 지원하는 공유형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제는 숙소나 거리 한복판에서 필요한 만큼의 샴푸를 채우고,
빨래를 하기 위해 생분해성 세제를 리필하거나,
심지어 공유 텀블러나 칫솔까지 대여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글에서는 제로웨이스트 여행자를 위한 리필 키트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시 TOP 5를 선정해 소개한다.
단순히 매장 개수가 많은 도시가 아니라,
공공성과 접근성, 여행자 친화적 시스템을 기준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각 도시별 공유 리필존의 구조와 여행자가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한다.
2. 제로웨이스트 여행 리필존 BEST 1 – 독일 베를린
베를린은 유럽 제로웨이스트 문화를 선도하는 도시다.
도시 전역에 ‘Unverpackt Laden(무포장 상점)’이 퍼져 있으며,
단순한 개인 구매용 매장이 아니라 리필에 특화된 생활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은 Original Unverpackt와 Der Sache Wegen,
그리고 카페와 세탁소까지 결합된 SuperCoop이다.
이들은 고객이 직접 용기를 가져오지 않아도
공유용 유리병, 플라스틱통, 천 파우치를 무상 또는 보증금 시스템으로 제공한다.
또한, 베를린의 호스텔 다수는
리셉션 옆에 소형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세제, 고체 샴푸, 리필 가능한 로션, 손 세정제 등이 구비되어 있으며,
대부분 유기농 인증 제품을 소량으로 구매 가능하다.
- 특이점: 영어 안내와 비거너 친화 제품 다수
- 여행자 팁: Kreuzberg, Neukölln, Friedrichshain 지역을 중심으로 지도에 “refill station” 검색
3. 제로웨이스트 여행 리필존 BEST 2 – 프랑스 파리
파리는 최근 ‘Zéro Déchet(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도시 정책에 반영하면서
여행자 대상 리필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특히 몽마르트르 지역과 11구, 12구는
제로웨이스트 매장과 카페가 밀집된 곳이다.
여기서 가장 주목할 만한 시스템은 City of Paris와 민간 기업의 협업 플랫폼 ‘REBO’이다.
REBO는 스마트 리필 정수기를 파리 시내 곳곳에 배치했고,
이 기기에서는 누구나 개인 텀블러 또는 공공 컵에 물을 리필할 수 있다.
일부 버스 정류장과 공공 도서관, 카페에서도 REBO 스테이션이 설치되어 있다.
또한, 제로 웨이스트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매장 “Nous anti-gaspi”에서는
치약, 샴푸, 식용오일, 식초 등 다양한 액체 제품을
내 용기 없이도 미리 세척된 병에 담아 판매한다.
- 특이점: 시와 연계된 공공 리필존이 많음
- 여행자 팁: 프랑스어 몰라도 영어 QR 안내 시스템이 잘 되어 있음
4. 제로웨이스트 여행 리필존 BEST 3~5 – 암스테르담, 도쿄, 코펜하겐
암스테르담 – “Zero Waste Lab”으로 시스템화된 네덜란드 모델
암스테르담은 제로웨이스트 여행자에게 기능성과 미니멀함을 동시에 제공하는 도시다.
‘Zero Waste Lab’이라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도시 곳곳에 공유형 리필 키오스크와 지역 협동조합 매장이 연결되어 있다.
공항, 기차역 근처에는 여행자를 위한 트래블 리필 키트 대여소도 존재한다.
여기서 유리병 세트, 다회용 칫솔, 고체 세제 등을 빌릴 수 있으며,
반납은 체크아웃 시 숙소 리셉션이나 제휴 카페에서 가능하다.
- 특이점: RFID 기반 스마트 용기 추적 시스템
- 여행자 팁: Amsterdam CS역 인근 “Little Plant Pantry”에서 리필 스테이션 체험 가능
도쿄 – 느리지만 깊이 있는 ‘무인 리필 키오스크’ 확산
도쿄는 대형 체인점보다 소형 무인 리필기기가 확산 중이다.
최근에는 롯폰기, 시부야, 니혼바시 등 대도시 중심에
‘Refill Station TOKYO’라는 이름의 자동 리필 키오스크가 운영되고 있다.
기기에는 샴푸, 린스, 클렌징워터, 손 세정제 등이 들어 있으며,
자판기 형태로 20ml 단위로 소분 구매가 가능하다.
다회용기 지참 시 할인 혜택이 있고,
기기가 제공하는 병을 구입할 수도 있다.
영어 사용자도 기기 사용이 가능한 간단한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 특이점: 일본식 디테일한 설계, 위생 관리 철저
- 여행자 팁: “Refill Japan” 웹사이트에서 기기 위치 확인 가능
코펜하겐 – 공공기관과 상점이 공유하는 ‘순환 리필 생태계’
코펜하겐은 덴마크의 순환경제 정책을 가장 잘 반영한 도시다.
시내 곳곳에 위치한 공공 도서관, 박물관, 버스 터미널 등에서
고체비누 리필, 세제 디스펜서, 텀블러 대여 기기가 비치되어 있다.
또한, 시청에서 만든 ‘Cirkla’ 앱을 통해
리필 가능한 매장과 물품을 지도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One Cup City’ 캠페인이다.
공유 컵을 사용해 커피를 마시면
다음 매장에서 반납하거나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제로웨이스트 여행자가 굳이 개인 컵을 준비하지 않아도 실천이 가능하다.
- 특이점: 공공시설과 민간 상점의 통합 시스템
- 여행자 팁: ‘Cirkla’ 앱에서 영어 설정 후 경로 탐색 추천
마무리 – 도시의 리필 시스템은 여행자의 실천을 도와주는 구조다
제로웨이스트 여행자는 ‘완벽한 준비’보다는
유연한 구조에서 실천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베를린, 파리, 암스테르담, 도쿄, 코펜하겐은
‘리필 키트’를 반드시 챙기지 않아도,
현지에서 필요한 만큼을 채워 쓸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리필 시스템은 단순히 친환경을 넘어
여행자에게도 편리하고 가벼운 루틴을 제공한다.
짐을 줄이고, 현지 문화를 체험하고, 쓰레기를 줄이는 경험을
리필 하나로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도시들의 시스템은 앞으로의 여행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이 중 한 도시는 반드시 리스트에 포함해 보자.
리필 키트가 아닌, 리필 문화가 여행의 중심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