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여행

제로 웨이스트 여행 중 가장 불편했던 순간 7가지와 그 해결법 – 실제 경험에서 나온 현실 실천 가이드

greenorsink 2025. 7. 5. 08:30

제로 웨이스트 여행을 시작한 이후, 나는 여러 도시를 오가며 여행을 해왔다.
가방엔 텀블러, 도시락통, 고체 세면도구, 천 손수건이 항상 들어 있었고,
일회용품은 가능하면 쓰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부딪히는 현실은 달랐다.
환경을 위한 선택이라는 자부심과는 별개로,
불편하고 난감한 순간들이 반복적으로 나를 찾아왔다.

“텀블러는 안 돼요”라는 말,
“이런 통은 안 받아요”라는 표정,
“비누가 녹았네”라는 당혹감.
제로 웨이스트는 분명 멋진 일이지만,
그 과정은 결코 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 나는 대처하는 방법을 익혔고,
다음에는 같은 상황에서 덜 당황할 수 있었다.

이 글은 내가 직접 겪은 제로 웨이스트 여행 중 가장 불편했던 7가지 순간과 그때마다의 해결 방법을 정리한 기록이다.
단순한 피상적 조언이 아닌, 현실적인 해결 전략과 행동 중심 팁을 정리했다.
누군가의 첫 제로 웨이스트 여행이 이 글 덕분에 조금이라도 편해지기를 바란다.

1. 카페에서 텀블러를 거절당했을 때

서울역 근처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주문하려던 순간 “이 텀블러는 안 됩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 이유는 위생 규정 때문이라고 했다. 줄 서 있는 사람들 앞에서 난처했고, 결국 일회용컵에 받아야 했다.

해결법

  • 주문 전에 미리 물어보는 것이 핵심이다. “텀블러 사용 가능할까요?”라고 가볍게 묻는 말 한마디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 플랜 B를 항상 준비한다. 텀블러 사용이 안 된다면 개인 빨대만 사용하거나, 컵은 매장에서 받아도 빨대와 뚜껑을 거절하는 등 대체 전략을 구사한다.
  • 텀블러 사용 가능 매장을 사전에 파악한다. 대부분의 스타벅스, 커피빈, 일부 메가커피 매장은 허용률이 높다.

핵심 요약

준비된 질문 한 마디와 플랜 B가 불편함을 줄인다.

2. 도시락통에 음식이 다 안 들어갈 때

강릉 중앙시장에서 야채전을 포장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크기가 커서 도시락통에 절반밖에 들어가지 않았다.
포장용 종이도 거절했기에 난감했다.

해결법

  • “통에 담을 수 있는 양만 주세요”라고 말하는 습관을 들인다. 판매자가 양을 조절해 줄 가능성이 높다.
  • 기름기 없는 음식이라면 손수건에 싸서 들고 다닌다. 이 방식은 의외로 실용적이다.
  • 시장 음식은 즉석에서 일부 먹고 나머지를 담는 방식으로 유연하게 대처한다.

핵심 요약

모든 음식을 담으려 하지 말고, 현장에서 먹을 것과 담을 것을 분리하자.

3. 고체 세면도구가 젖고 뭉개졌을 때

비 오는 날, 가방 속이 습해지면서 고체 치약과 고체 비누가 녹기 시작했다.
전용 케이스를 챙기지 않았던 것이 실수였다.

해결법

  • 고체 세면도구는 항상 메쉬 파우치 + 통기 가능한 케이스 조합으로 챙긴다.
  • 비누망에 넣고 천 손수건 위에 올려두면 건조가 빠르다.
  • 치약은 조각 단위로 준비해 1회분씩 사용하는 것이 관리에 유리하다.

핵심 요약

고체 제품은 보관 방식이 핵심이다. 환기 구조를 미리 설계하자.

제로 웨이스트 여행이 불편했던 순간과 해결 경험

4. 도시락통 세척이 번거로울 때

여수의 한 숙소에서 도시락통을 씻으려 했을 때,
기름기 있는 음식을 담았던 탓에 세척이 오래 걸렸고 수세미도 없었다.

해결법

  • 미니 천 수세미나 생분해 수세미를 짐에 포함시킨다.
  • 설거지는 숙소에 들어가기 전, 외부에서 먼저 닦아두면 부담이 줄어든다.
  • 천 손수건으로 한번 닦고 헹구는 방식도 설거지 시간을 단축시킨다.

핵심 요약

수세미와 손수건은 도시락통 세척을 위한 필수 도구다.

5. 여행지에 쓰레기통이 거의 없을 때

서울 종로 골목을 걷다가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어서
비닐 없이 포장된 떡 껍질을 들고 1시간 넘게 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해결법

  • 생분해 쓰레기봉투를 배낭에 항상 준비한다.
  • 외출 전 잠깐이라도 쓰레기 처리 가능 장소를 파악하는 습관을 들인다.
  • 가능하다면 쓰레기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음식은 포장 대신 현장 섭취를 우선시한다.

핵심 요약

“내 쓰레기는 내가 가져온다”는 마인드를 전제로 여행하자.

6.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때

시장이나 카페에서 도시락통을 꺼내면
일부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무언가 이상하게 보인다는 듯한 시선은 처음에는 작지 않은 부담이었다.

해결법

  • 상대가 낯설어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멘트를 준비한다.
    “환경 때문에 개인 용기 들고 다녀요. 혹시 가능할까요?”
  • 거절당하더라도 “괜찮습니다”라고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유연함을 연습한다.
  • 첫 실천은 여행지보다 내 주변 동네에서부터 시작하면 부담이 덜하다.

핵심 요약

눈치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눈치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7. 친환경 숙소와의 정책 불일치

제주 조천읍의 한 에코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수건도 제공되지 않았다.
나는 “수건 정도는 있겠지”라는 생각에 준비하지 않았고,
결국 고체 비누 하나로 샤워와 세안을 마쳐야 했다.

해결법

  • 제로 웨이스트 숙소는 오히려 준비할 것이 많다는 점을 전제로 짐을 구성한다.
  • 세면도구, 수건, 텀블러, 컵, 고체 세제 등은 ‘기본’으로 준비해야 한다.
  • “없을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지면 실망도 줄어든다.

핵심 요약

친환경 숙소는 편리함보다 실천을 위한 공간이다. 준비된 자만이 불편하지 않다.

 

마무리

제로 웨이스트 여행은 불편하다.
하지만 그 불편은 모두 준비가 부족했던 나 자신에게서 출발했다.
이 글에 담은 7가지 사례는 단순한 실패담이 아니라,
실천하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경험의 기록이다.

짐을 어떻게 싸야 할지, 어떤 상황에서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대안으로 삼아야 할지 고민하면서
나의 여행 방식은 조금씩 달라졌고,
지금은 처음보다 훨씬 편하고, 가볍고, 책임감 있는 여행자가 되었다.

완벽한 실천이 아니더라도, 불편을 감수할 줄 아는 태도와 그에 따른 전략이 있다면
누구든 제로 웨이스트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반드시 다음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

불편했던 그 순간들 덕분에, 지금 나는 멈추지 않고 실천을 이어가고 있다.
당신도 그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
이 글이 그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