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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여행

제로웨이스트 여행을 위한 플라스틱 없는 해외 식사, 말로도 가능하다 – 용기 내기와 거절 기술 실전 가이드

by greenorsink 2025. 7. 8.

제로 웨이스트 실천에서 가장 어려운 순간은 언제일까.
도구를 챙기지 않았을 때도, 쓰레기통이 없을 때도 아니다.
용기를 내야 하는 그 3초의 순간이 제일 어렵다.

음식을 주문하려고 줄을 서 있다.
내 앞사람에게 종이포장과 비닐백이 건네지는 걸 보면서
도시락통을 꺼내고 싶은데,
‘말이 안 통하면 어쩌지’,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먼저 든다.

나 역시 처음 해외에서 실천을 시작할 때,
용기를 낸다는 것 자체가 심리적 허들이었다.
특히 길거리 음식이나 포장 음식은
‘일회용이 당연한 구조’로 돼 있어서
거절하거나 대체를 요청하는 것이 더 조심스러웠다.

이 글은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플라스틱을 거절하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실천을 이어갈 수 있었는지를 기록한 경험 기반 콘텐츠다.

단순히 도시락통을 챙기라는 말이 아니다.
어떻게 말을 꺼냈고, 거절당했을 때 어떤 표정을 지었으며,
현지에서는 어떤 반응이 돌아왔는지를
행동 중심으로 풀어낸 실전 전략서다.

1. 제로웨이스트 여행을 위한 플라스틱 없는 식사는 ‘용기를 꺼내는 순간’에서 시작된다

해외에서는 특히 길거리 음식, 푸드코트, 테이크아웃 전문 매장에서
플라스틱과 비닐이 자동으로 제공되는 시스템이다.
거절하거나 대체를 요청하려면,
그 구조 자체에 말 한마디를 던져야만 한다.

그 한마디를 꺼내는 게 왜 어려운가?

  • 언어가 서툴러서
  • 뒤에 줄이 있어서 민망해서
  • 거절당할까봐 겁나서
  • 나만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까봐

실천 도구보다 먼저 필요한 건
그 순간을 넘길 수 있는 마음의 준비다.

내가 만든 실전 행동 루틴

  1. 줄 서는 동안 도시락통을 미리 손에 쥐고 있는다.
    → 주문 전부터 "나는 준비됐어요"라는 신호를 시각적으로 보냄
  2. 내 차례가 오면, 메뉴를 고르기 전에 도시락통을 먼저 보여준다.
    → “Can you put it in here?” 단순 질문 하나면 충분
  3. 상대가 당황하면, 바로 대안을 제시한다.
    → “No problem. I can wait.” / “If not okay, paper is fine.” ← 주도성 + 유연성 동시 확보

이렇게 준비하면
거절당해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고,
받아들여지면 실천이 ‘성공 경험’으로 저장된다.

2. 거절 기술은 기술이다 – 말하기보다 ‘패턴화된 표현’이 답이다

해외에서 실천을 계속하려면
모든 말을 외워서 하는 게 아니라,
패턴화된 대사, 표정, 리액션을 만들어 두는 것이 가장 실용적이다.

나라 상관 없이 통하는 실전 표현 5가지

표현상황의미
“Can you use this instead?” 도시락통/텀블러 제시 “이걸로 대신 담아주세요”
“No straw, thank you.” 음료 주문 시 “빨대는 괜찮습니다”
“No bag, I brought my own.” 계산대 or 마켓 “봉투 괜찮아요. 가방 있어요”
“Paper is okay if no container.” 거절될 때 “용기 안 되면 종이 포장이라도 괜찮아요”
(미소 + 용기 제시) 언어 안 통할 때 표정과 도구로 실천 의사 전달
 

핵심은 영어 실력이 아니라,
의사 표현의 구조와 나의 태도다.

단어를 외우기보다
몸과 표정으로 전달하는 루틴을 연습하자.
그러면 실천은 말보다 훨씬 빠르게 받아들여진다.

제로웨이스트 여행에서 플라스틱 없는 식사를 위한 실천 가이드

3.제로 웨이스트 여행 실천에 성공하거나 실패했던 경험들 – 그 차이를 만든 건 대화였다

나는 유럽, 일본, 동남아 여러 곳에서
이 실천을 반복해봤고,
받아들여진 곳과 거절당한 곳 모두 있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받아들여졌던 상황은 공통점이 있었다.

실천이 받아들여진 경우

  • 도시락통을 미리 꺼내서 들고 있었을 때
  • 요청을 짧고 단순하게 했을 때
  • 기다릴 수 있다고 했을 때
  • 상대가 바쁘지 않은 타이밍에 말 걸었을 때

거절당했던 상황

  • 도시락통을 갑자기 꺼냈을 때
  • 설명이 길어졌을 때
  • 긴장한 얼굴로 말했을 때
  • 줄이 너무 길어서 직원이 서두르고 있을 때

즉, 상대방도 ‘시간과 정보’가 있어야 내 요청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걸 배웠다.

내가 요청하는 실천은
그 사람의 일상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간결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한다.

실천의 성공 여부는 도구가 아니라
상호작용의 디자인에 달려 있다.

4. 제로 웨이스트 여행시 플라스틱 없는 식사 루틴을 만드는 3단계 전략

플라스틱 없는 식사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여행 루틴으로 만들기 위해
나는 다음의 3단계 전략을 적용한다.

1단계: 가시화된 준비물

  • 도시락통, 텀블러, 수저는 백팩 사이드 or 손에 들기
  • 상대에게 “이 사람은 준비돼 있다”는 시그널 전달

2단계: 식사 장소 탐색 기준 설정

  • ① 포장 없이 먹고 갈 수 있는 식당
  • ② 개인 용기 사용을 받아주는 길거리 가게
  • ③ 그게 안 되면, 종이 포장 허용한 뒤 쓰레기 되가져오기

3단계: 실천 루틴 로그 남기기

  • 어떤 장소에서 어떤 문장이 통했는지
  • 어떤 가게는 종이 포장만 가능했는지
    → 기록을 남기면 다음 여행에 적용 가능

이 루틴을 반복하면
실천은 ‘내가 일부러 하는 노력’이 아니라
내가 그냥 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는다.

마무리 – 용기를 꺼낼 수 있을 때, 플라스틱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제로 웨이스트 실천은
사실 용기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문제다.

플라스틱 없이 식사하기 위해
필요한 건 도시락통보다
“Can you use this instead?”라는 말 한마디고,
그 말 한마디를 꺼내기 위한 연습이다.

실천은 거창하지 않다.
포장 하나 줄이는 순간,
빨대 하나 받지 않는 대화,
그 모든 것이 실천이고 변화다.

당신이 도시락통을 꺼냈을 때
누군가는 이상하게 보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그 행동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당신의 한 끼가,
누군가의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