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로웨이스트 여행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산 제로 웨이스트 용품 vs 국내 제품 비교기 – 실천자 사용 후기

by greenorsink 2025. 7. 9.

제로 웨이스트 실천을 오래 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내가 쓰는 이 도구들이 정말 최선일까?"라는 고민이 찾아온다.
특히 해외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현지에서 쓰는 방식과 국내 제품 간의 차이점을
더 명확하게 체감하게 된다.

나 역시 국내 브랜드 중심으로 실천을 이어가다가,
2025년 봄 코펜하겐을 여행하며 제로 웨이스트 매장 세 곳에서
실제로 제품을 구매해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
고체 치약, 천연 수세미, 면 비누망 등
평소 사용하던 도구와 유사하지만 디자인과 구조, 포장 방식, 지속성에서 차이가 나는 제품들이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그 제품들이 단순히 예쁘거나 고급스러워서가 아니라
‘실천 루틴에 적합하게 설계돼 있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고체 치약 하나도 포장을 줄이고, 여행 중에 불편하지 않도록 제작돼 있었고,
수세미도 단순한 수세용품이 아니라 세탁, 건조, 재사용의 흐름까지 설계된 구조를 갖고 있었다.

반면 국내 제품은 사용성과 접근성 면에서 훨씬 뛰어났다.
구매가 쉽고 가격이 합리적이며,
초보 실천자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과 설명이 잘 되어 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내가 실제로 구매해 사용한 덴마크 제품과
그에 대응되는 국내 제품을 기능별로 비교 분석해보았다.
단순히 ‘해외 제품이 낫다’는 결론이 아니라,
어떤 제품이 어떤 환경에서 더 적합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고자 했다.

제로 웨이스트 용품의 비교 (코펜하겐과 국내에서 구매한 제품)

제로 웨이스트 여행을 위한 비교 제품 1 – 고체 치약 (국내 브랜드 A vs 코펜하겐 "GrønTub")

① 국내 브랜드 A 고체 치약

  • 형태: 알약형 정제 고체 치약
  • 포장: 플라스틱 프리 종이통 + 밀폐 씰
  • 사용 방법: 입에 넣고 씹은 뒤 칫솔질
  • 가격: 60정 기준 약 15,000원
  • 향: 페퍼민트 계열

사용 소감:
입에 넣는 순간 알약이 부서지며 거품이 생기는데
사용 초반에는 적응이 필요했다.
페퍼민트 향이 강해 개운한 느낌은 있었지만
씹는 방식이 번거롭게 느껴지는 날도 있었다.
특히 잇몸이 약한 사람에게는 이물감이 다소 클 수 있다.

그러나 위생적이고 분할이 쉬우며,
정해진 개수만큼 챙기면 짐 구성이 쉬워
여행 전 짐을 구성할 때 유용하다.

② 덴마크 GrønTub 고체 치약 (분말형)

  • 구매 장소: 코펜하겐 Norrebro 지역에 위치한 소형 제로 웨이스트 숍
  • 형태: 파우더 형태, 틴케이스에 담겨 있음
  • 포장: 라벨 없는 금속 케이스, 포장 없음
  • 사용 방법: 칫솔에 소량 묻혀 양치
  • 가격: 약 28,000원 상당 (덴마크 크로네 기준)
  • 향: 거의 무향에 가까운 천연 미네랄 느낌

사용 소감:
처음에는 가루가 흩날려서 다소 불편했지만
사용법에 익숙해지고 나니
입 안이 굉장히 부드럽고 잔여감이 전혀 남지 않았다.
무향이라 사용 후에도 음식 맛이 변하지 않고
아침 식사 전후 모두 부담 없이 사용 가능했다.

여행 중 세면대가 작거나 공용일 때도
물에 닿지 않도록 설계된 케이스 덕분에
누수나 오염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비교 요약

기준국내 고체 치약GrønTub (덴마크)
사용 편의성 씹는 방식으로 정량 유지 분말 흩날림 있음
구강 사용감 강한 향, 화한 느낌 자극 거의 없음
포장 쓰레기 있음 (종이포장) 없음
기내 반입 가능 가능
추천 사용자 실천 입문자 장기 여행자, 민감한 구강
 

 

제로 웨이스트 여행을 위한 비교 제품 2 – 다회용 수세미 (국내 브랜드 B vs 코펜하겐 "Loop Refill")

① 국내 브랜드 B 수세미

  • 재질: 사탕수수 섬유 기반 + 마감처리
  • 사용 기간: 10~14일 (여행 세척 루틴 기준)
  • 가격: 2개입 기준 약 5,000원
  • 사용처: 숙소 주방, 도시락통 세척 등

사용 소감:
국내 제품은 겉면이 부드러워
코팅된 도시락통이나 텀블러 내부를 닦을 때
스크래치 우려가 적었다.
하지만 며칠 지나면 섬유가 풀리기 시작하고
젖은 상태가 오래 유지돼 냄새가 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특히 건조대 없는 숙소에서는
수세미 보관 자체가 곤란해지는 순간이 많았다.

② 덴마크 Loop Refill 수세미

  • 구매 장소: Torvehallerne KBH 근처, 무포장 숍
  • 재질: 자연 건조된 식물성 수세미 절단
  • 사용 기간: 약 3주간 형상 유지
  • 가격: 1개당 5유로 내외

사용 소감:
표면은 약간 거칠었지만
수분 배출이 굉장히 빨라 곰팡이나 냄새 걱정이 없었다.
조금만 사용해도 충분한 세척 효과가 있어
기름기 묻은 도시락이나 수저도 깔끔하게 닦였다.

무엇보다 종이포장이나 비닐이 전혀 없고
진열대에서 집어 들고 바로 결제하는 구조라
‘포장 쓰레기 없는 소비’ 자체가 인상 깊었다.

비교 요약

기준국내 수세미덴마크 수세미
부드러움 우수 다소 거칠음
건조 속도 느림 빠름
위생 유지 습기 유지 → 곰팡이 우려 청결한 유지 가능
포장 쓰레기 종이 + 접착 라벨 없음
추천 환경 실내 고정 사용 여행 중 이동, 야외 캠핑

 

 

제로 웨이스트 여행을 위한 비교 제품 3 – 비누망 (국내 브랜드 C vs 코펜하겐 "Simply Sustain")

① 국내 브랜드 C 비누망

  • 재질: 폴리에스터 + 신축성 섬유 혼합
  • 형태: 망사 재질 + 스트링 잠금
  • 가격: 3,000원 내외
  • 사용처: 고체 샴푸, 비누, 세안제 보관

사용 소감:
거품이 잘 나고
비누 고정이 쉬워 초반 사용에는 매우 편리했다.
그러나 4~5일 정도 지나면서
습기를 잘 배출하지 못하고
냄새가 배기거나 곰팡이 얼룩이 생기기도 했다.

매일 손빨래하고 햇볕에 말려도
완전한 건조는 어렵고,
내구성은 뛰어나지만 위생 유지가 어렵다는 점이 아쉬웠다.

② 덴마크 Simply Sustain 코튼 비누망

  • 구매 장소: 코펜하겐 시내 로컬 마켓 부스
  • 재질: 유기농 면사 (2중 거즈 구조)
  • 구조: 신축성 없음, 여닫이 없음
  • 가격: 약 8,000~10,000원 상당

사용 소감:
거품은 다소 적게 났지만
사용 후 망이 빠르게 마르며
냄새가 남지 않았고 위생적으로 보관 가능했다.
세탁 후 탈수만 해도 반나절이면 건조되었고,
비누 찌꺼기가 망에 붙는 일도 적었다.

다만 신축성이 없어
큰 고체 제품을 담기에는 불편했고
비누 크기에 맞게 잘라 쓰거나 자주 교체해야 했다.

비교 요약

기준국내 비누망덴마크 비누망
거품력 풍부 보통
건조 속도 느림 매우 빠름
냄새 발생 있음 없음
내구성 우수 부드럽지만 마모 있음
추천 환경 짧은 여행, 실내 샤워 장기 여행, 건조가 잦은 환경
 

총평 – 제품의 품질보다 중요한 건 ‘루틴과의 연결성’

해외 제품과 국내 제품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면
놀랍게도 품질 자체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가격과 기능, 소재의 친환경성에서도
둘 다 나름의 강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실천자 입장에서 가장 크게 다가온 차이는
제품이 내 루틴에 얼마나 잘 맞는가,
그리고 그 제품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구조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가였다.

덴마크 제품은 대체로
포장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없애고
건조, 세척, 재사용이 쉽도록 설계돼 있어
‘되가져오기’나 ‘현지 실천’에 강한 구조였다.

국내 제품은 사용감과 가격 측면에서 훨씬 유리했고,
초보 실천자에게 적합한 입문형 도구로서 우수했다.

마무리 – 좋은 제로 웨이스트 여행 제품은 ‘나의 실천 루틴을 쉽게 만들어주는 것’

제로 웨이스트 실천에서
가장 좋은 제품은 품질이 가장 뛰어난 것도,
가격이 가장 싼 것도 아니다.
내가 매일 꺼내 쓰게 되는 것,
그리고 그게 나를 다시 실천으로 이끄는 도구일 때
그게 진짜 좋은 도구다.

해외에서 직접 구매한 제품들이
나에게 새로운 실천 영감을 줬던 건
‘소비 방식의 흐름’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계산대에서 종이봉투를 거절하는 대신
그 제품 자체가 쓰레기를 만들지 않게 되어 있었고,
누군가 설명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실천이 유도되는 디자인이었다.

그렇다고 국내 제품이 부족한 건 아니다.
오히려 실천자들이 어떤 상황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섬세하게 반영해 만든 제품들이 많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도구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려는가다.
이 비교가 여러분의 실천 루틴에
작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