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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여행

서울·부산·제주 제로 웨이스트 실천하기 좋은 지역 추천 & 후기

by greenorsink 2025. 7. 11.

제로 웨이스트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드는 고민은
“어디에서 실천이 잘 될까?”라는 질문이다.
자연이 많은 곳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실천 도구를 구하기 쉬운 도심이 편할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여행지마다 실천이 쉬운 순간과 어려운 순간은 다르게 나타난다.

서울, 부산, 제주 세 곳을 직접 여행하며
제로 웨이스트 실천 루틴을 적용해본 결과,
각 지역은 서로 다른 실천 구조와 훈련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 글에서는 도시별 실천 특성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루틴에 맞는 여행지를 어떻게 고를 수 있을지 정리해본다.

국내여행지중 제로웨이스트 실천하기 좋은 도시3개

1. 서울 – 도심 속 루틴 실천에 최적화된 도시

제로 웨이스트 여행을 시작할 때 서울은 의외로 좋은 선택지다.
많은 이들이 ‘도심에서 어떻게 쓰레기 없이 여행하냐’고 묻지만,
서울은 오히려 실천 루틴을 훈련하기 좋은 구조를 갖춘 도시다.

무엇보다 서울에는 제로 웨이스트 샵, 다회용 텀블러 리필 카페, 무포장 식료품점, 비건 레스토랑 등이 지역 단위로 묶여 밀집되어 있는 구역이 존재한다.
특히 마포구 성산동, 연남동, 서대문구 연희동은 도보 동선 하나로
제로 웨이스트 여행 루틴이 완성된다.

실제로 서울에서 1박 2일을 보내며 실천한 루틴은 다음과 같았다.

  • 오전: 연남동 제로 웨이스트 숍 '더피커' 방문 → 고체 치약 리필 및 파우치 리필
  • 점심: 채식 가능한 베이커리에서 도시락통 사용
  • 오후: 마포구 공원에서 플로깅
  • 저녁: 비건 뷔페 → 손수건 사용 → 생분해 봉투로 쓰레기 되가져오기

서울의 실천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실천 도구를 리필하거나 새로 구매하기 쉽고,
둘째, 일회용 거절이 드물게 받아들여지는 도시라는 점이다.

반면 단점도 분명하다.
도심 특성상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되는 순간이 많고,
공공 쓰레기통이 많아 되가져오기 실천이 약간 어려운 구조라는 점이다.
실천이 노출되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한 훈련 장소로 적합하며,
초보 실천자에게는 행동 반복 루틴을 만드는 데 유리한 도시다.

2. 부산 – 시장과 바다를 중심으로 한 실전 실천지

부산은 실천에 ‘리듬감’을 주는 도시였다.
서울처럼 밀도 높게 실천 도구들이 모여 있지는 않지만,
시장과 해변, 카페, 로컬 소매점 중심의 행동 기반 실천이 가능하다.

특히 남포동 일대는

  • 국제시장, 깡통시장, BIFF거리 등 포장이 기본인 문화 안에서 도시락통을 꺼내는 연습에 유리했고
  • 카페거리(광복동, 전포동)에서는 텀블러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어 실천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해운대나 광안리 같은 바닷가 동네는
플로깅 실천에 최적화된 동선이다.
해변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고,
조깅이나 산책 중 쓰레기를 되가져오는 실천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심지어 일부 구간에는 다회용 집게와 봉투를 비치해놓은 플로깅 스테이션도 있었다.

부산의 실천 장점은 다양한 상황에서 도구를 꺼낼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점이다.
바닷가에서 간식을 사면 자동으로 플라스틱 포장이 제공되기 때문에
도시락통이나 손수건을 꺼내는 연습이 강제적으로 루틴화된다.

단점이라면

  • 서울보다 제로 웨이스트 전용 상점이 적고
  • 무포장 리필 기반 구매가 어렵다는 것.
    하지만 그만큼 “있는 도구만으로 실천하는 훈련”이 되는 도시다.

결국 부산은 실천 행동이 반복되고,
도구를 자주 꺼내는 감각을 체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친구나 가족과 함께 떠나는 실천 여행의 테스트 베드로 추천할 만하다.

3. 제주 – 자연과 가까운 곳일수록 실천이 더 어렵고, 그래서 더 소중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이 아름다우니까 제로 웨이스트 실천도 잘 되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주에서는 오히려 실천이 어렵고 불편한 순간이 많았다.

제주도는 편의점과 배달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고,
숙소마다 쓰레기 배출 기준이 다르며,
무포장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이 수도권보다 훨씬 적다.
즉, 실천하려면 스스로 동선과 행동을 설계해야만 가능한 곳이다.

내가 경험한 제주 루틴은 이랬다.

  • 공항 도착 직후 생분해 봉투와 도시락통을 손 닿는 곳에 꺼내두기
  • 렌터카 여행 시, 간식 구매를 줄이고 전날 도시락 준비
  • 해변 산책 시 손수건과 쓰레기 봉투를 가방 바깥쪽으로 고정
  • 숙소에 도착하면 바로 쓰레기 분류 방식 확인
  • 일회용 어메니티가 제공되면 즉시 반납 요청 또는 미사용 처리

이 모든 과정이 서울이나 부산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그만큼 실천이 깊어졌다.
내가 내는 쓰레기가 ‘이 섬의 생태계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감각이 더 강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제주는 실천의 ‘진짜 동기’를 점검하는 곳이다.
“내가 왜 이걸 하려는 걸까?”라는 질문에
다시 답을 내려야만 실천이 이어질 수 있다.

실천이 편하진 않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 도구의 가치를 다시 떠올리고,
되가져오기의 감각을 체화할 수 있는 도시다.

4. 지역별 제로 웨이스트 여행의 실천 추천 요약 및 선택 가이드

각 도시의 제로 웨이스트 실천은
‘어디가 가장 편한가’를 따지는 문제가 아니다.
“어떤 루틴을 훈련하고 싶은가”에 따라 도시를 선택해야 한다.

도시특징실천 추천 목적
서울 도구 리필·도심 루틴 최적화 초보자 실천 설계 / 반복 루틴
부산 실전 행동 기반 실천 연습 도구 노출 / 실천 강제 환경
제주 깊이 있는 실천 동기 강화 되가져오기 감각 / 자기 설계
 

세 도시 모두 각각의 난이도와 가능성이 다르다.
서울은 도시의 편리함을 실천으로 전환하는 ‘반복 루틴’의 장이다.
부산은 도구를 꺼내고 사용하는 ‘행동 전환’의 현장이고,
제주는 실천을 되묻고 각인시키는 ‘정체성 루틴’의 무대다.

결국 내가 지금 실천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부족한지를 판단해
그에 맞는 도시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

제로 웨이스트 여행은 관광이 아니라
내 루틴의 한 조각을 외부로 꺼내 놓는 행위다.
서울, 부산, 제주 중 어디든
그 조각을 훈련하고 조율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마무리 – 도시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제로 웨이스트 여행의 실천을 설계하는 것이다

어느 도시가 더 좋았는지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내가 어디서 어떤 실천을 반복하고 싶었느냐에 따라 달라졌다”라고.

실천은 도시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다.
도시는 기회만 제공할 뿐이고,
그 안에서 어떤 루틴을 반복할지는
내가 어떻게 구조를 짜고,
어떤 순간에 도구를 꺼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서울에서 루틴을 설계하고,
부산에서 행동을 반복하고,
제주에서 실천의 본질을 되묻는 것.
이 세 가지 단계를 거치면
당신은 더 이상 ‘여행 중 실천자’가 아니라
어디서든 실천하는 사람으로 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