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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여행

제로 웨이스트 여행을 위한 해외 호텔 체인 비교 정보 (유럽·미국)

by greenorsink 2025. 7. 12.

1. 여행의 시작이 달라진다 – ‘제로 웨이스트 여행이 가능한 숙소’를 고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유럽과 미국에서는 단순히 ‘에코 호텔’이 아니라,
‘제로 웨이스트’라는 개념을 실제 서비스 구조에 적용한 숙소 체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리필 샴푸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서

  • 객실 내 일회용품 전면 제거
  • 세탁 방식 최소화
  • 재사용 가능한 리넨 도입
  • 식사 포함 시 재사용기 기반 식기류 운영
    등 숙박자가 투숙하는 순간부터 체크아웃까지 발생하는 모든 자원과 쓰레기를 추적해 줄이는 구조를 포함한다.

예를 들어, 독일을 기반으로 한 BioHotels 체인은 유럽 전역에 걸쳐 약 100여 개의 지점이 있으며,
모든 객실에서 플라스틱 없는 욕실과 무포장 간식을 제공한다.
또한 각 호텔은 지역 유기농 생산자와 제휴한 식재료만 사용하고,
식사 시 남은 음식은 전용 퇴비 시스템으로 보내진다.

미국의 경우 1 Hotels 체인은 뉴욕, 마이애미, 하와이 등 주요 도시에 위치해 있으며,
호텔 객실 내 모든 종이 인쇄물을 디지털로 대체하고,
객실 내 커피 머신 역시 캡슐 대신 유리병 리필 방식으로 전환되어 있다.

이러한 숙소들은 단순히 컨셉이 아닌 ‘서비스 기준’으로 제로 웨이스트를 구조화하고 있으며,
이용자에게도 새로운 판단 기준을 요구한다.
숙소 선택이 이제는 단지 위치나 가격이 아니라
‘얼마나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숙박할 수 있는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제로웨이스트 여행을 위한 해외 호텔 체인 비교 정보

2. 플라스틱 없는 객실의 조건 – 제공하지 않는 것이 서비스가 되는 공간

전통적인 호텔 서비스에서는
어메니티가 풍부할수록,
즉 1회용 칫솔, 치약, 빗, 면도기, 생수병 등이 구비될수록
‘친절한 숙소’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제로 웨이스트 숙소에서는
그 모든 항목이 ‘없는 것’이 오히려 친절함이 된다.
이러한 호텔의 대표적인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욕실 어메니티 없음
    → 대신 고체 비누, 리필형 고체 샴푸바, 천연 세면도구 비치
    → 투숙객이 가져온 도구를 사용하도록 유도
  2. 생수 제공 대신 정수기 시스템 운영
    → 객실에 생수병이 없고, 로비나 층별 통로에 텀블러 리필 가능한 정수기 배치
    → 종이컵 대신 개인 컵 사용 전제
  3. 냉장고 속 간식 ‘제로 포장’ 원칙
    → 유리병 잼, 낱개 포장 없는 건과일, 천연 마른 과일 등 제공
    → 과일 껍질은 퇴비화 구조로 자동 회수

이러한 구조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Hotel Epiphany와 같은 독립 계열 호텔에서도 운영된다.
이 호텔은 로컬 공예품으로 구성된 객실 인테리어 외에도,
모든 실내 구성요소가 분해 또는 퇴비화 가능 자재로 제작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수의 해외 블로거들이 말하는 공통된 특징은,
호텔에서 ‘무언가를 제공받지 않았을 때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는 감각이다.
그 감각은 실천자에게는 자율성과 통제감을 제공하며,
실천을 이어가기 위한 내적 동기까지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3. 시스템이 제로웨이스트 여행의 실천을 이끈다 – 호텔 내부의 숨겨진 ‘실천 루틴 설계’

제로 웨이스트 호텔은 단지 겉모습만 바뀐 것이 아니라
호텔 운영 시스템 자체가 실천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아래와 같다.

  • 시트 교체 요청 방식 변경
    → 기존에는 "매일 교체 요청"이 기본값이었지만
    → 제로 웨이스트 숙소는 "요청 없을 시 동일 시트 유지"가 기본이 되며
    → 투숙객의 수건 교체 요청도 카운터 요청식 또는 문 앞 마크 방식으로 전환된다
  • 조식 운영 방식 변화
    → 뷔페식 대신, 사전 예약 기반 소량 조식
    → 사용되는 식기는 모두 도자기류, 음식 잔반은 호텔 퇴비 시스템으로 자동 이관
  • 퇴실 후 쓰레기 분리 방식 안내
    → 다수의 숙소에서는 퇴실 전 분리수거함 이용을 안내하고
    → 남은 음식물은 위생처리 후 지역 퇴비화 업체로 이관
    → 예: 스위스의 GreenGo Hotels 체인은 체크아웃 체크리스트에 ‘쓰레기 제로 실천 여부’ 체크란 포함

이러한 구조적 설계는 투숙자에게 선택의 부담을 줄이고,
‘실천하는 방향으로 행동을 유도하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일회용 어메니티를 줄이라는 메시지가 아닌,
그럴 필요가 없도록 구조를 바꾸는 것.
이것이 해외 제로 웨이스트 호텔이 국내 숙소와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4. 한국 숙소 문화와의 차이점 – 앞으로의 선택은 달라져야 한다

한국의 숙소 문화는 여전히 ‘많이 제공하는 것’이 서비스 품질로 인식되는 구조다.
일회용 칫솔과 샴푸를 비치하지 않으면
오히려 리뷰에서 불친절하다는 평가를 받을 위험이 있다.
이러한 문화는 아직 제로 웨이스트 실천자를 위한 선택지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현실을 보여준다.

반면, 해외에서는
‘숙소의 친환경성’이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일부로 구성되며,
그 브랜드가 주는 가치가 투숙객에게 신뢰로 전이되고 있다.

실제로 2024년 유럽 여행에서
BioHotels 계열 숙소 2곳과 미국의 1 Hotel 체인 1곳에 묵으며
제로 웨이스트 실천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를 체감했다.

예를 들어,

  • ‘도시락통을 어디에 씻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됐고
  • ‘물은 어디서 리필하나’ 걱정하지 않아도 됐으며
  • 조식에서 종이컵이 제공될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됐다

이는 실천자의 심리적 에너지를 줄여주며,
여행 중 루틴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앞으로의 여행에서 우리는 단순히 숙소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이어가기 위한 환경’을 함께 선택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 변화는 호텔 하나에서 시작할 수 있다.
국내에도 ‘없는 것’이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진다면,
실천자는 더 이상 불편하지 않고
당연하게 루틴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 안에서 여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