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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여행

제로웨이스트 여행 중 찾은 일본·대만의 에코 편의점 체험기

by greenorsink 2025. 7. 25.

1. 서론 – 제로웨이스트 여행 실천, 편의점에서도 가능할까?

제로웨이스트 여행을 계획할 때 많은 사람이 놓치기 쉬운 장소가 있다.
바로 ‘편의점’이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물을 사거나,
늦은 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간단한 식사를 위해 찾는 편의점은
해외여행에서 거의 피할 수 없는 소비 공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편의점은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포장 과잉 제품,
즉석 조리식품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제로웨이스트 여행을 실천하는 사람에게는 난관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대만의 일부 도시에서는
이러한 편의점 문화 속에서도 실천을 유도하거나 최소한의 대응이 가능한 구조가 생겨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제로웨이스트 여행 중 직접 찾았던
일본 도쿄와 교토, 대만 타이베이의 에코 편의점 사례를 중심으로,
어떤 물건을 선택했는지,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여행자 입장에서 실천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를 소개한다.

일본·대만의 에코 편의점 체험기을 통한 제로웨이스트 여행의 묘미
ㅗ우

2. 일본에서의 제로웨이스트 여행 – 로손과 세븐일레븐의 작은 변화

일본은 편의점 문화가 매우 발달한 나라다.
도쿄와 교토를 여행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편의점을 찾게 되었고,
그때마다 일회용 비닐봉투, 플라스틱 용기, 개별 포장된 간식들이 줄지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일본의 주요 편의점 브랜드,
특히 로손(LAWSON)과 세븐일레븐(7-Eleven)은
친환경 구조를 점차 도입하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비닐봉투 유료화’였다.
2020년부터 일본 전역에서 비닐봉투가 유료로 전환되었으며,
고객이 봉투를 요청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또한, 로손 일부 매장(특히 신주쿠, 시부야 등 중심지 매장)에서는
종이 포장 샌드위치와 종이 패키지로 전환된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었다.
전자레인지용 포장재도 플라스틱과 종이의 혼합 재질로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시도가 보였다.

제로웨이스트 여행을 실천하고자 했던 나는
개별 포장이 적은 바나나, 유기농 김밥, 종이 포장된 주먹밥 등을 선택했다.
그리고 계산 시 “봉투 필요 없습니다(ふくろはいりません)”라고 말해
자연스럽게 에코백에 담았다.

비록 완벽한 리필이나 다회용 시스템은 아니었지만,
편의점에서도 적절한 선택과 행동만으로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웨이스트 여행의 실천은 충분히 가능했다.

3. 제로웨이스트 해외여행 중 대만에서 발견한 에코 편의점 문화

대만은 도시 전체가 제로웨이스트 개념을 점차 흡수해가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타이베이(Taipei)는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선도적으로 실험하고 있으며,
편의점 문화에서도 그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특히 대만의 패밀리마트(FamilyMart)와 OK마트는
정부와 협력해 다회용 컵 공유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타이베이 시내 일부 매장에서는 음료 구매 시
리유저블 컵을 선택할 수 있으며,
사용 후 가까운 다른 편의점이나 제휴 카페에 반납이 가능하다.

또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용기와 젓가락이
생분해성 소재로 전환되는 속도도 빠르다.
대만은 이미 2030년까지 플라스틱 일회용품을 단계적으로 퇴출한다는 정책을 추진 중이며,
그 일환으로 편의점에서도 나무 숟가락, 종이빨대, 리사이클 패키지 등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제로웨이스트 여행자로서 타이베이에서 인상 깊었던 경험 중 하나는
패밀리마트에서 ‘내 용기’를 보여주자,
점원이 자연스럽게 받아서 도시락을 내 그릇에 담아줬던 일이다.
물론 모든 매장에서 가능한 건 아니었지만,
중심가 몇몇 에코 인증 매장은 이와 같은 요청에 익숙했다.

또한, 일부 매장에서는 ‘남은 음식 할인 구역’을 따로 마련해
유통기한 임박 제품을 플라스틱 없이 판매하고 있었으며,
소비자의 쓰레기를 줄이는 방식으로도 기여하고 있었다.

4. 제로웨이스트 여행자를 위한 편의점 활용법 – 선택과 루틴이 답이다

제로웨이스트 해외여행 중 편의점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무조건 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현지 시스템에 적응하고, 무엇을 선택하며, 어떤 태도를 유지하느냐이다.

편의점에서의 실천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여행지에서의 소비 흐름과 일회용 쓰레기 발생 구조에 영향을 준다.
내가 봉투를 받지 않고, 내 텀블러에 음료를 담고,
개별 포장을 피한 간식을 골랐던 행동들이
하루 동안 3~4개의 쓰레기를 줄였다는 사실은
여행 후 짐을 정리하며 분명히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일본과 대만의 에코 편의점은
단순히 제품 구성만이 아니라
직원이 여행자의 요청을 존중해주는 태도에서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었다.
그들이 단순히 친절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사회적으로 다회용기나 리필 요청에 익숙해진 문화 속에 있다는 것이 실천을 더욱 쉽게 만들어준 것이다.

이런 경험은 제로웨이스트 여행자를 더욱 용감하게 만든다.
다음 도시에서도 편의점에 들어갈 때 주저하지 않고,
“봉투 안 주셔도 됩니다” 혹은
“이 통에 담아주실 수 있나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마무리 – 제로웨이스트 여행 실천은 작지만 반복되는 루틴에서 완성된다

이번 일본과 대만의 편의점 체험은
제로웨이스트 해외여행이 ‘특별한 여행자’만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선택과 루틴만으로도 누구나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물론 완전한 리필 시스템이나 다회용 용기를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현지의 정책 변화, 편의점 브랜드의 태도,
그리고 내가 어떤 소비를 선택했는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졌다.

앞으로 제로웨이스트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자라면
편의점을 일회용 쓰레기 장소로만 인식하지 말고,
나의 루틴 속에서 가능한 실천 지점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자.
그렇다면 불편함보다,
나의 여행이 하나의 실천이 되어가는 흐름을 직접 느끼게 될 것이다.